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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양식(2004년 7월) 현장리포트 “자라 생산·판매 ‘논스톱’ 운영”

대구황토자라양식장

“자라 생산·판매 ‘논스톱’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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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열풍’에 힘입어 친환경 농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순수 토종자라를 황토에 적응시켜 일명 ‘황토자라’를 양식, 국민 ‘건강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곳이 있다.
지난 15여년간 경북 칠곡군 동명면 봉암리(칠곡농장)와 군위군 우보면 이화리(군위농장) 두곳에서 오직 자라양식에만 전념해 온 배상기(51)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2000년 자라양식어업인 상호간 원활한 정보교류와 권익증진을 위해 한국자라생산자협회를 설립한 것은 물론, 최근까지도 자라양식 기술교육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있다. 때문에 자라양식업계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불릴 정도.


자라양식업계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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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라엘잉어 유통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던 배사장이 자라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9년경. 탄탄대로를 걷고 있던 활어 유통업을 접고,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것과 다름없는 자라양식에 손을 대는 그를 두고 걱정스런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자연에서 어획한 어린 자라가 한 양식장에서 축양되고 있다는 소문에 단숨에 전남 영광군까지 달려가는 그의 열정과, 자라양식이 보편화돼 있는 일본을 40여차례 이상 방문하며 어깨너머로 익힌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95년 15만마리의 알을 받는 대박을 터트렸다.
기쁨도 잠시, 96년 화재로 칠곡농장이 잿더미로 변하면서 그에게 또 한번의 위기가 닥쳤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라고 여긴 배사장은 무려 2천6백평에 달하는 대규모의 군위농장을 건립하고 본격 자라양식에 발을 내딛었다.
아울러 “남들과 똑같아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 배사장이 택한 것은 바로 ‘황토’. 황토를 이용해 자연산에 가까운 자라를 생산한다는 목표로 연구를 시작했지만 황토의 미세한 분진이 자라의 피부호흡을 방해하거나 햇빛을 차단, 오히려 질병발병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라양식장 바닥에 황토(20㎝)를 깔고 평당 5백g의 석회질을 뿌려 완전 건조한 다음 물을 채우면 식물성플랑크톤이 왕성하게 번식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출하작업을 마친 양식장 바닥을 씻지 말고 석회질로 소독한후 재사용할 경우 양질의 자라 사육이 가능하다는 기술도 터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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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자라’ 양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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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칠곡농장과 군위농장을 이원화해 칠곡농장에서는 1년 미만의 어린 자라를, 군위농장의 경우 1년 이상 성장한 자라를 키우고 있는 배사장의 양식노하우를 살짝 공개한다.
매년 4월말∼7월말 산란이 시작되면 아침, 저녁으로 알을 수거해 부화장으로 옮겨 준다. 이 작업은 그의 든든한 지원자이자 부인인 박옥순(48)씨의 몫이다. 이때 부화장 온도와 습도는 30±0.2℃, 15∼25%가 적당하며, 습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보통 산란 45∼50일경을 전후해 95% 이상 부화한다.  
부화 직후에는 물벼룩을 급이하며 다음날부터는 냉동생사료와 뱀장어 백자사료 및 흑자사료 순으로 60일간 먹임붙임 과정을 거친다.
이로써 연간 8만마리의 어린 자라를 생산하고 있는 배사장은 이 가운데 3만마리의 경우 어업인들에게 분양을 실시하고, 나머지 5만마리는 직접 양식함으로써 매년 15톤의 자라를 안정적으로 출하하고 있다. 어린 자라 분양가격은 입붙임이 마무리된 경우 마리당 4천원에, 입붙임 전에 판매하면 마리당 2천원선이다.  
이와 함께 상품크기로 성장한 황토자라는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일반 자라에 비해 마리당 1만원 정도 비싼 3년산(8백g∼1㎏)이 4만원, 5년산(1∼㎏)이 5만원에 판매된다.


소비자 직거래 자리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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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자라생산량의 95% 이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직거래하고 있는 배사장은 소비자와의 신뢰가 가장 큰 살림밑천이라고 밝혔다.
“지난 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여에 걸쳐 대기업에 자라엑기스 원료를 납품하기도 했으나, 자라 함유량이 너무 적어 건강보조식품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홈페이지를 통한 직판을 생각하게 됐다”는 그는 “성인 한달분량의 경우 최소한 4㎏ 이상의 자라가 들어가야 효험을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배사장은 “이제 어업인도 단순한 생산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산한 제품의 우수성을 직접 소비자들에게 홍보하는 등 전투적인 자세가 요구된다”고 전제,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질 좋은 제품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또 어업인들은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어 ‘일조이조’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수산양식 2004, 07     현장리포트-김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