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상기 사장
거의 12년간의 유통인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젊은이가 또한번의 모험을 걸어본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시련을 안겨준다.
뼈아픈 극복의 시간이 계속되고 6년만에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이제는 자숙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이같은 서두는 누군가의 위인전 줄거리를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경북 칠곡군 동명면 봉암리 814-78번지에 위치한 「대구자라양식장』 배상기 사장의 입지전을 잠시 살펴본 것이다.
배사장은 80년도 국내 내수면 양식업이 한창 붐을 일으킬 당시 향어(이스라엘 잉어) 를 주로 유통하는 내수면어류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십수년간 꾸준히 노력한 덕택에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억원의 돈을 모으게 됐다고 한다.
『사람의 심리는 참으로 알 수 없는 것 』 이라고 말하는 배사장은 '89년 양파 파동에 전재산을 몽땅 탕진한 부분에 대해 사실상의 실패를 시인하고 무작정 제주도로 내려가 실패의 아픔을 삭히기 위해 몸부림 쳤다.
궁즉통, 궁하면 통한다는 말처럼 배사장은 국내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자라」에 눈을 떠고, 자라양식이 되고 있는 일본으로 날아갔다.
악전고투의 시작을 알리는 「비행」을 통하여 자라양식에 또한번의 모험을 걸어 보기로 작정했다고 하는 배사장은 『입식중인 자라가 죽을 때는 시간이 아까와 집에 키우는 개의 밥 (개죽)을 씹어 먹으면서 - 누가 이기는가 해보자 - 독한 마음을 먹기도 했다』고 말한다.
아직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는 배사장은 자라양식이 크게 힘들지 않고 소득이 높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양식 희망자가부쩍 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중간 유통상인들의 지나친 농간이 자칫 한창 붐을 이루고 있는 자라양식업에 해롭게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점에 상당히 고심, 앞으로 자라양식인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자라양식 수협 등의 단체 결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 자라 새끼를 분양받을 경우 될 수 있으면 산지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는 방식을 통하여 실제 현장의 기술 이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라양식에 관심이 있더라도 수익에 신경쓰는 사람보다 키우는 것에 사력을 다해본 사람에게 우선 권하고 싶고, 배사장은 또 이런 사람에게만 자라 종묘를 분양한다고 한다.
다만 자라의 보급이 확산되어 안정적인 소득원 확보를 위해서 가공식품 등의 개발이 시급하지만, 국민들의 건강식품으로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자라알(무정란) 같은 경우 농장에서 판매가 보건위생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판매가 금지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배사장은 「정말 어의없는 일이다. 대만산 자라 무정란은 버젓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반면, 국제 경쟁력을 높이라는 우리 정부는 이런저런 이유로 국내 생산자라 무정란의 유통을 막고 있는 것은 상식밖」 이라며 농어민을 위한 정부의 정책의 일관되지 못한 점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자라양식이 크게 힘들지 않고 소득이 높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양식 회망자가 부쩍 늘고 있다고 말한다.
자라가 건강식품으로 자리잡기 위해 자라관련 유통상은 물론 요식업소들이 합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부에서 자라양식을 하면 일확천금을 벌 수 있다는 듯 과내포장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진정한 기술이전과 시장 규모 등을 초보 자라양식인에게 알뜰하게 알려주고 성실하게 자라양식에 임할 수 있도록 유도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배사장이 말하는 자라의 장점은 체내에 기생충이 서식하지 않는다는 점과 자연산과 양식산이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 자라 양식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다만 물갈이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대구자라양식장은 8백평 부지, 3백60평의 수면적에 8 ~ 10년생 친어 1천5백마리를 보유, 하루 2천여개의 알을 받고 있다.
그동안 축적된 기술로 85 % 이상의 부화율을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국내 최대 자라치어 생산업계로 자리를 굳혀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북 군위군 우보면에 3천 1백평의 부지를 확보해 놓고 올해안에 자라양식 및 산란장을 시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자라의 정통적인 요리법을 전수할 수 있는 식당운영도 계획하고 있어 주변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그동안의 노력의 댓가인지는 몰라도 하루 평균 4 ~ 5명의 초보 자라양식 지망생들이 양식장을 찾고 있어 산교육의 현장으로서, 또 신기술을 개발 보급할 수 있는 연구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그동안 한분야의 집중적인 연구와 그 노력의 댓가로 새로운 입지를 마련한 배사장의 성과에 박수를 보내며 더욱 알찬 내용의 결실이 맺어지기를 기원한다.
취재부 /김봉화기자
'자료실 > 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산문화(2000년 2월) 초대석 (0) | 2003.03.21 |
---|---|
한국자라생산자협의회 [업계 소식] (0) | 2003.03.17 |
월간 수산양식(96년 8월) [르포] - 자라양식정착에 선도역할 (0) | 2003.03.10 |
월간 양식산업(96년 4월) [르포] - 어깨 너머 배운 기술로 까다로운 양식에 성공 (0) | 2003.03.10 |
월간 수산양식(99년 10월) [역사를 일군 사람들] - 자라양식 기반 다진 배상기씨 (0) | 2003.03.10 |